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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 탐험기: 돌 틈에서 숨 쉬는 원시의 심장 -휘주니- 제주는 바다와 한라산의 섬이지만, 그 너머에 숨겨진 또 하나의 심장이 있다. 바로 '곶자왈'이다. 이름부터 낯설고 신비로운 이 숲은, 흔히 생각하는 그저 그런 푸른 숲과는 차원이 다르다. 발음하기도 어려운 '곶자왈'이라는 이름 속에는, 곶(숲)과 자왈(자갈이나 암석이 뒤섞인 곳)이 합쳐진, 그야말로 제주의 독특한 자연환경을 고스란히 품은 원시림의 정체성이 오롯이 담겨 있다. 곶자왈은 마치 살아있는 미스터리 박스와 같아서, 그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시간의 경계를 허물고 태초의 지구로 돌아가는 듯한 아득한 신비감에 휩싸이게 된다. 돌 틈에서 피어나는 생명의 신비: 제주의 허파이자 보물창고곶자왈은 일반적인 숲과는 형성 과정부터가 다르다. 빌레(넓은 바위지대) 위에 엉기성기 얽힌 용암 덩어리들이 숲을.. 2025. 8. 25.
숨비소리, 물질의 경계에서 피어난 비망록 -휘주니- 제주의 바다에 발을 담그면, 차가운 물살 속에서도 뜨거운 생명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온기 한가운데에는 언제나 해녀들의 숨비소리가 파도처럼 밀려온다. '숨비소리'는 단순히 잠수부가 물 위로 올라와 내쉬는 거친 숨이 아니다. 그것은 깊은 바다와 인간의 경계에서, 삶과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며 이어지는 제주 해녀들의 오랜 비망록이자, 그들이 바다에 새긴 존재의 각인(刻印)이다. 삶의 궤적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숨비소리, 그 속에는 바다만큼 깊은 지혜와 파도처럼 거친 삶의 서사가 오롯이 담겨 있다. 차가운 물살 속의 온기 어쩌면 우리는 해녀의 삶을 너무나 피상적으로 이해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눈부신 햇살 아래 검은 잠수복을 입고 해산물을 채취하는 모습, 사진엽서 속 그림 같은 풍경만 보아왔을 것.. 2025. 8. 25.
정방폭포, 바다로 곧장 폭포가 떨어진다 바다로 곧장 떨어지는 폭포제주에는 참 다채로운 얼굴이 많다. 푸른 바다, 억새 물결 일렁이는 오름, 초록빛 가득한 숲길까지. 그런데 정방폭포는 이 모든 걸 한데 섞어 놓은 듯한, 그야말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뿜어내는 곳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 흔한 폭포들이 다 거기서 거기겠지, 하는 얕은 생각으로 정방폭포를 찾았다. 입구에서부터 귓가를 때리는 웅장한 물소리는 '어라, 이건 좀 다른데?' 싶게 만들었지만, 설마 그 정도일 줄이야. 가파른 계단을 한 발 한 발 내려갈 때마다 심장이 더 세게 뛰기 시작했다. 바닷바람에 실려 오는 짭조름한 냄새와 신선한 물냄새가 뒤섞이고, 멀리서도 느껴지는 습기와 차가운 기운이 피부에 와닿았다. 마치 거대한 자연의 문이 열리며 미지의 세계로 들어서는 듯한 느낌. ‘폭포.. 2025. 8. 25.
제주 중문해변 : 시간의 흔적을 담은 흑진주 -휘주니- 제주는 '숨' 같은 공간 제주는 언제고 그리운 이름입니다. 섬이라기보다는, 뭍에서 닳고 닳은 삶의 짐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숨' 같은 공간이랄까요. 그 수많은 제주 속에서도 중문색달해변은 제게 특히나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처음 그곳에 발을 들였을 때의 그 경이로움이란, 마치 오래된 서재에서 먼지 쌓인 고서를 펼쳐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을 때의 전율과도 같았습니다. 눈과 귀, 그리고 발바닥까지, 오감이 한데 어우러져 비로소 온전한 '지금'을 경험하게 하는 곳. 중문은 제게 그런 존재였습니다. 제주에 도착하기 전부터 마음속엔 늘 중문해변을 거닐던 저의 발걸음이 먼저 앞서가곤 했으니 말입니다. 시간이 빚은 모래, 그 위에 드리운 고요 여느 해변의 고운 백사장만을 상상하고 중문에 도착한다면, 아마 적잖이 .. 2025. 8. 24.
천제연·정방·천지연 폭포를 하루에 도보와 버스로 연결 🌅 오전 : 천제연폭포 (중문 관광단지)출발 기준: 서귀포 시내 → 282번 버스 탑승 → 천제연폭포 북 정류장 하차도보 소요: 정류장에서 입구까지 약 5분관람 시간: 제1~3폭포 모두 산책하면 약 1시간 소요🕘 추천 일정 : 오전 9시쯤 도착 → 10시 30분경까지 여유롭게 관람아침 햇살이 폭포 물줄기에 반사되어 가장 청명한 시간대입니다.🍲 점심 : 중문 관광단지 → 시내 이동방법: 천제연폭포 관람 후 도보로 중문관광단지 주변 식당가 이동추천: 갈치조림, 고등어구이, 혹은 제주 흑돼지구이 전문점시간: 11시 30분 ~ 12시 30분🚌 점심 후 282번 버스 다시 탑승 → 서귀포 시내 이동(약 30분 소요, 정방폭포와 가까운 서복전시관 정류장에서 하차) 🌊 오후 1: 정방폭포 하차 정류장: 서복.. 2025. 8. 24.
하루 동안 만나는 세 개의 폭포, 서귀포의 선물 하루 여정의 시작, 천제연폭포 아침 햇살이 막 퍼지기 시작할 무렵, 나는 서귀포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중문관광단지를 향했다. 오늘의 첫 목적지는 천제연폭포. 세 개의 폭포 중 가장 서쪽에 있어 일정의 시작으로 적합하다.버스에서 내려 길을 조금 걸으면 곧 울창한 숲이 펼쳐지고, 푸른빛의 물길이 모습을 드러낸다. 천제연폭포는 1, 2, 3단으로 이어진다. 제1폭포의 물줄기는 깊은 연못을 만들고, 이 연못이 제2, 제3폭포로 흘러내린다. 이름처럼 신선이 내려와 목욕을 했을 것만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가 감돈다.입장료는 성인 2,500원, 청소년·군인 1,350원, 어린이 1,000원이다. 만 65세 이상은 무료이니 경로우대 제도가 확실히 적용된다. 천천히 걸으며 사진을 찍고, 다리 위에서 물줄기를 바라보고, 숲.. 2025. 8.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