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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늙어가는 틈에 낀 틈바구니 -휘준-

by 휘준쭌 2025. 6. 16.

같은 직장에서 30년 넘게 같이 늙은 동료 셋이 세 번째 만난다. 고교 동창이다. One table에 네 명이 좋은 것 같아 한 명을 더 물색 중인데, 만남 장소에서 집이 멀지 않은 친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한 명은 학교가 달라도 직장 동료였으면 좋겠다고 하고, 또 하나는 직업이 달라도 동창 중에서 구하기를 원했다. 직장 동료를 원하는 쪽에선 회사 에피소드나 경험담 나누기를 좋아하지만, 자꾸 과거 얘기 나눔은 좋은 방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재미있는 친구가 나타났다. 공대 4학년 때 매우 드물게 은행에 합격하여 지점장으로 정년퇴직한 친구다. 은행은 상대 애들도 떨어지곤 했지 않았나. 집도 우리 동네와 가까웠다. 반가운 마음에 대뜸 단톡에 올렸다.

두 사람 동의하시면 57회 동기 한 명 초대할까 합니다. (ok냐 no냐 짧은 답 바람)

이름: OOO 공대 4학년 때 매우 드문 '은행 입사'에 성공하여, 지점장으로 정년퇴직한 친구.

동창회 총무도 6년씩 맡아 봉사정신도 투철한 눔, 집도 과천에서 가까움.

우리는 동창이면서(52회 한 명, 57회 2명) 직장동료라고 했더니 처음엔 거절해서, 옛날 직장 얘기는 안 한다고 불렀습니다. 우리 앞으론 지난 얘기보다 미래 얘기만 나눕시다

초대되면 네 명 One table인데 6명까지 늘려볼 생각입니다. 의견 주십시오 했는데 이틀이 지나도록 답이 없다.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이런 날은 최헌의 '가을비 우산 속'이라는 노래가 늘 떠오른다. 구수한 허스키 최헌은 2012년 식도암으로 죽었다. 향년 64세, 이 친구의 노래 '오동잎'도 열렬히 좋아한다.

 

다시 쪽지를 올렸다. 우리는 말동무가 늘어야 됩니다. 동무 하나가 우리 틈에 끼고 싶다는데 답이 없으셔서. 가도 좋고 부도 좋고, 가타부타 답을 주셔야.....

노인의 눈물 / 천준집 시, 낭송: 고은하

누군가 그립다고 말하면 찾아와 줄까

누군가 보고 싶다면 손잡아 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