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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초짜 제주도민 휘준입니다 두 달 살아보기 계획으로 해외 섬에 왔는데, 한 달하고 일주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백록담 1,2차 등반 소식을 올렸고, 산굼부리, 사려니숲, 거문오름 등을 돌았으며, 협재 금능 함덕 해수욕장 등의 사진을 올렸습니다. 곽지해수욕장, 표선해수욕장 등을 다녀왔더니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이 없어 그저껜 백록담(3차)을 다시 갔습니다. 제주도 초짜 할배들이 길 안 물어보고 환승도 쉽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 한라산 정상입니다. 교통비도 전혀 들지 않습니다. 이 섬의 한가운데 1950m의 높이로 우뚝 솟은 산이 한라산, '능히 은하수를 잡아 당길(雲漢可拏引也) 만큼 높은 산이란 뜻의 한라산은 예부터 남녘의 노인성을 굽어본다 하였습니다.. 제주사람들은 오래전부터 한라산을 신선들이 산다고 해서 영주산(瀛洲山)이라 .. 2025. 8. 14.
아침 6시, 도시에만 나타나는 직업들 – 1. 신문 배달원 도시도 꿈에서 깨는 시간 아침 6시. 도시는 아직 꿈을 꾸고 있다. 아파트 불빛은 몇 가구만 켜져 있고, 도로 위엔 택시와 청소차, 그리고 몇 대의 오토바이만 바쁘게 움직인다. 그중에서도 내 귀를 가장 먼저 깨우는 건 ‘부르릉’ 하는 작고 거친 엔진음이다. 두툼한 장갑을 끼고, 목에 수건을 둘러맨 채 나타나는 사람. 신문 배달원이다. 나는 종종 이른 아침에 산책을 나간다. 잠이 덜 깬 머리를 흔들며 나가면, 골목 끝에서 그가 등장한다. 커다란 가방에 가지런히 꽂힌 신문들이 무슨 의식을 치르듯 하나씩 빠져나와 집 앞에 놓인다. 그 동작은 마치 오랜 연습 끝에 완성된 공연 같다. 서서히 멈추는 오토바이, 신문을 꺼내 던지는 손목의 각도, 그리고 다시 시동을 걸고 출발하는 리듬. 하루를 가장 먼저 여는 .. 2025. 8. 13.
3년간 병원비 기록 : 나이 들수록 늘어나는 항목 -휘준- 통장 속 병원 영수증 저는 70세, 배우자는 65세 입니다. 건강검진 때마다 “아직은 큰 이상 없습니다”라는 말을 들었지만, 언제부턴가 병원에 가는 빈도가 조금씩 늘었습니다. 젊을 땐 감기나 부상을 제외하면 병원 갈 일이 거의 없었는데, 3년 전부터는 다릅니다. 궁금해서 2022년, 2023년, 2024년 3년간의 병원비를 가계부 앱과 카드 결제 내역에서 전부 뽑아봤습니다. 놀라웠습니다. 2022년 총합 145만 원, 2023년 187만 원, 2024년은 무려 226만 원. 해마다 꾸준히 늘어난 겁니다. 평균적으로 매달 12만~19만 원을 병원·약국에 쓰고 있었습니다. 가장 큰 비중은 정기 건강검진과 치과 치료, 그리고 예상치 못한 응급 진료였습니다. 예를 들어 2023년 여름, 배우자가 계단에서 발목을.. 2025. 8. 12.
1년간 식비 결산 : 우리는 밥에 얼마를 쓰나 -휘준- 영수증 속의 365일 올해 1월 초, 새해 목표를 세우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1년 동안 밥에 쓰는 돈이 얼마나 될까?” 평소에도 장을 보면 5만 원, 외식하면 3만 원, 이렇게 툭툭 나가는 건 알았지만, 전체 합계는 계산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2024년 한 해 동안의 카드 결제 내역과 가계부 앱을 샅샅이 뒤졌습니다. 결과를 보는 순간, 눈이 동그래졌습니다. 총 600만 원. 월평균 50만 원이 식비로 나갔더군요. 이 금액에는 마트·시장 장보기, 배달·외식비, 심지어 편의점에서 산 커피·샌드위치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놀라운 건 외식 비중이었습니다. 전체 식비 중 58%가 외식·배달이었고, 나머지 42%만이 집밥 재료비였습니다. ‘우린 집에서 밥을 꽤 해먹는다고 생.. 2025. 8. 12.
65세 부부 한 달 전기요금 : 여름과 겨울의 차이 -휘준- 고지서가 들려주는 계절의 표정 매달 중순, 우체통에 꽂힌 고지서를 꺼낼 때마다 손끝에 궁금한 기운이 전해집니다. 그 안에는 우리 집의 지난 한 달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종이 한 장에 숫자 몇 줄, 그러나 그 숫자는 우리가 얼마나 덥게 살았는지, 얼마나 춥게 살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70세와 65세 부부가 사는 우리 집은 33평 아파트입니다. 냉장고, 세탁기, TV, 전자레인지, 밥솥… 평범한 가전이 전부이고, 전기먹는 하마로 불릴 만한 대형 가전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전기요금 그래프는 롤러코스터를 타듯 들쭉날쭉합니다. 6월, 봄의 잔열이 가신 시기에는 5만 원대에 불과했던 전기요금이, 8월이 되면 15만 원을 훌쩍 넘습니다. 겨울도 마찬가지입니다. 10월의 선선.. 2025. 8. 11.
윤여선의 土曜斷想 : 한일전 경기장의 생생한 분위기 (2025.07.19)========={제 193회}======== 며칠 전에는 살아오면서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일을 새롭게 해 봤습니다.국제적인 축구시합그것도 늘 관심 있게 보아온 한.일 라이벌전을, 텔레비전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관람했던 것이지요.지금까지는 주로 텔레비전을 통한 중계방송만 보아왔는데, 이번 축구경기는 집에서 가까운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리고, '동아시안컵' 결승인 데다, 한. 일 라이벌 전이라는 데서 처음부터 현장 관람의 유혹을 강하게 느꼈던 것입니다. 그러나 입장권 예약 방법도 모르고, 운동장까지 가는 것도 번거롭게 느껴져 망설이고 있던 차에, 마침 아들이 관람권 두 장을 구입했으니 축구장으로 나오라는 연락을 해 와, 국제적인 이벤트로서의 축구 시합의 현장 관람을 평생 처음으로 결행했.. 2025. 8.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