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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2> 표현력이 좋아진다 -휘준-

by 휘준쭌 2025. 6. 21.

💬 표현력이 좋아진다 — 말이 고와지면, 삶도 고와진다
🖋 말은 곧 사람이다

표현력이 좋아진다
표현력이 좋아진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
이 고전적인 속담은 시대를 불문하고 여전히 유효합니다.
저는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이 말을 자주 되뇌곤 합니다.
왜냐고요?
살아보니 결국 말이 곧 사람이더군요.

그런데 이 말을 조금 바꿔볼까요?
‘글 한 줄이 말투를 바꾼다’
이건 제가 수필을 쓰며 체득한 또 하나의 진실입니다.

글을 자주 쓰는 사람은 말도 바뀝니다.
자연스럽게 차분해지고, 표현이 풍성해지며,
상대의 말에 ‘한 박자 늦게 반응하는 여유’까지 생깁니다.

말이 고와지면 삶이 부드러워지고,
삶이 부드러워지면 사람과의 관계가 술술 풀립니다.
그 모든 변화의 시작점이 글쓰기일 수 있다는 걸
저는 매일 새삼스럽게 느끼고 있습니다.

 

✍️ 글쓰기와 말하기는 형제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하십니다.
“나는 말은 잘하는데 글은 못 써요.”
또는 그 반대. “글은 잘 쓰는데 말은 서툴러요.”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말과 글은 같은 뿌리에서 나온 두 형제입니다.
차이점이라면, 말은 즉흥적이고 순간적인 반면,
글은 숙성되고 다듬어질 수 있다는 점이지요.

글을 쓰면 ‘생각을 다듬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습관이 말에도 스며듭니다.
결국 글을 자주 쓰는 사람은 말할 때도
더 천천히, 더 정확히, 더 풍성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한마디로, 글을 쓰는 습관은 표현의 내공을 길러줍니다.
그 내공은 회의 자리, 모임, 가족 대화, 손주와의 통화까지…
삶의 구석구석에서 빛을 발하죠.

🪞 비유와 유머, 감정을 담는 언어의 힘
글을 쓰는 습관이 생기고 나서 생긴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내 말속에 그림이 생겼다는 점입니다.

예전엔 그냥
“기분이 별로야”라고 말하던 것을,
지금은 이렇게 표현합니다.
“오늘은 마음에 먼지가 좀 앉았어.”

단어 하나 바꿨을 뿐인데
말이 훨씬 다정해지고,
상대는 자연스럽게 더 귀를 기울입니다.

글을 쓰면 비유의 감각이 생깁니다.
딱딱한 말을 유연하게 바꾸는 능력,
툭 던지는 농담 한 줄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기술,
그리고 무엇보다 감정을 전달하는 단어의 선택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내가 섭섭했어” 대신
“마음 한 구석이 스르르 식더라”
이렇게 표현하면, 듣는 사람도 방어적이지 않게 됩니다.

말은 곧 관계입니다.
그리고 글쓰기는 관계를 위한 표현의 근육을 길러줍니다.
이 근육은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요긴하게 쓰이게 마련입니다.

 

🧓 나이 들수록 말에 품격이 드러난다


젊었을 땐 말이 좀 거칠어도 이해받습니다.
“원래 성격이 그래요.”
“직설적이네요.”
이런 말로 넘어가곤 하죠.

하지만 나이 들어도 말이 거칠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왜 저렇게 버릇이 없지…”
“나이만 먹었지 하나도 안 변했네.”

이게 현실입니다.

나이 들수록 ‘말의 품격’은 사람의 인격처럼 여겨집니다.
그런데 말의 품격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건 아닙니다.
그건 글쓰기라는 연습을 통해 서서히 만들어지는 겁니다.

수필을 쓰는 사람들은 말에 결이 생깁니다.
겉멋 든 수사 말고,
상대의 감정을 감싸는 말,
웃음 뒤에 따뜻함이 묻어나는 말.

이런 표현들은 자연스럽게
“말도 참 예쁘게 하시네요”라는 칭찬으로 이어집니다.

그런 칭찬을 들을 때마다 저는 이렇게 속으로 생각합니다.
‘다 글쓰기 덕분입니다.’

 

🎁 말이 달라지면, 인생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요즘 저는 길을 걷다가도,
마트에서 계산할 때도,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일부러 말을 조곤조곤하려고 노력합니다.

“어머, 장바구니 멋지시네요.”
“오늘 햇살이 기분 참 좋지요?”

이런 한마디가 상대의 얼굴을 환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런 얼굴을 보면 제 마음도 덩달아 환해집니다.

이게 다 표현력의 힘입니다.
그리고 그 표현력은 바로 글쓰기에서 길러졌습니다.

표현력이 좋다는 건 단순히 말을 잘한다는 게 아닙니다.
사람 사이의 온도를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 된다는 뜻입니다.
말 한마디로 관계를 망칠 수도 있지만,
그 반대도 가능합니다.

글을 쓰면 표현의 눈이 뜨이고,
그 표현은 결국 말이 되고,
그 말이 삶의 분위기를 바꾸고,
그 분위기가 인생을 더 따뜻하게 만듭니다.

 

✍️ 마무리하며 — 글로 말의 품격을 닦아보세요


글을 쓰면 말이 좋아집니다.
말이 좋아지면 사람이 좋아 보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어디서든 환영받습니다.

“말도 잘하시네요.”
이 말 한 줄이 얼마나 기분 좋은 칭찬인지,
이 나이가 되어 새삼 느낍니다.

지금부터라도 하루 한 줄씩,
오늘 있었던 일을 조곤조곤 써보세요.
그 글이 곧, 당신의 말이 되고, 그 말이 당신의 품격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