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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선의 土曜斷想: '현충일과 국군의 날' 맞이 현충원 참배와 봉사 (2025.05.31.)===={제 186회}====.해마다 두 번, '현충일'과 '국군의 날'이 가까워 올 무렵이면 서울 동작동의 국립현충원에 갑니다. 관세청 퇴직공무원들의 모임인 의 일원으로서 현충일과 국군의 날 전에 호국 영령들의 묘역을 돌보기 위해서이지요. 현충일을 열흘 앞둔 지난 화요일에도 관우봉사단과 국세동우회 회원 30여 명이 담당 구역 전사자 묘역에서 태극기와 조화를 갈아 드렸습니다. 작년 국군의 날 전에 꽂아 드렸던 것들이지요. 어렵다거나 힘든 일은 아니지만, 조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신 호국 영령들의 묘역을 돌보아 드리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정화 작업을 하면서 묘역을 돌아볼 때마다 아프게 느끼는 것은 영현들의 순국 연령이 무척 낮아 보인다.. 2025. 5. 31.
화장실? 아니 변소에서 일어난 난리 -휘준- "따르릉 - -"응, 나야. 아까 얘기한 거 말고, 화장실 얘기라면 또 있지. 재작년이면 2년 전인가? 그럼 재재작년 변산에 놀러 갔을 때야. 민박집의 화장실이 아래 모음통이 엄청 큰 구식 화장실이었어. 베니어판 뚜껑을 열고 앉았는데 잠금장치가 없었던 거야. 할 수 없이 문고리를 잡고 볼일을 봤지. 그날따라 볼일이 좀 길어서 팔이 아팠지만 놓을 순 없었어. 순간의 방심이 화를 초래한다잖아. 군대에서 배운 거지. 내가 누구야. 대한민국 땅개 육군병장 강병장. 알지? 신체 건강하고 정신 건전한. 흠..... 그래그래 정정한다. 그냥 몸만 건강한. 아이고 참 내.아무튼 열심히 잡고 열심히 밀어내고 있었어. 근데 인기척이 다가오고 그 와중에 이런 생각이 드는 거야.'혹시 힘이 센 사람이 열면 어떡하지?' 여태까.. 2025. 5. 30.
화장실에서 ‘또라이’된 날 -휘준- 휴대폰 보급이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은 시절, 옛날이야기입니다.직장 회식은 꼭 2차, 3차로 이어지던 시절이 있었죠.회식에서 반주가 길어져 맥주라도 많이 마신 날은차나 전철을 타기 전에 화장실을 꼭 들러야 합니다.그렇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니까요.거나해진 뒤에 마려운 기별이 오면 서둘러야 합니다.어제는 흔치 않은 큰 녀석의 기별 때문에 화장실로 뛰었습니다.첫째 칸이 닫혀있길래 둘째 칸에 들었습니다.그런데 바지를 내리자마자 옆칸 사람이 인사를 하는 거예요."안녕하세요?"아니 밤늦은 화장실에서 발소리만 듣고도 나를 아는 눔이 있나?그러나 아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옹졸한 사람이 되기 싫어 대꾸를 했어요.바지 벗고 인사하긴 처음이죠."네, 안녕하세요?"그런데 그 이웃이 또 묻는 거예요."지금 뭐 하세.. 2025. 5. 29.
화장실 유감 -휘준- 어제는 집에서 쉬면서 모처럼 거실 화장실을 사용했습니다.주로 아이들이 쓰는 화장실인데 낯선 물품들이 참 많았습니다. 콘텍트 렌즈 케이스, 무슨 세척 용액, 브러시 등에 묵은 때를 보고딸아이는 아빠가 싫어하는 렌즈를 몰래 쓴 지가 오래 되었음을 알았습니다. 무스와 이름도 모르는 자단한 것들을 보면서, 내 것보다 고급 사양의 칫솔을 보면서,사용법도 모르는 이상한 화장품들도 보면서, 이곳은 내게 치외법권적인 공간이었구나! 식구들의 가장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저는 아이들의 문화에서 격리된 아버지를 보았습니다.옛날의 내 아버지처럼 아이들에게 무시 받는 애비는 되지말자고입술을 깨물던 시절을 돌이켜 봅니다. 그러나 나도 영락없이 내 아버지와 같은 신세임을 변기통에 앉아서 느낍니다.그 좁은 공간에서 똥 누면서 둘러본 그 .. 2025. 5. 28.
화장실 앞에서의 갈등 -휘준- 왼손의 고마움은 오른손이 아플 때 절감하게 됩니다.저는 오른손을 삐어서 화장실에서의 휴지 마무리도 왼손으로 할 때가 있었습니다.바지춤을 추키는 것도 왼손 없으면 힘듭니다.어젠 바지를 올리다 주머니의 동전을 떨어뜨렸습니다.그놈이 떼구르 굴러서 옆 칸으로 갔습니다.그런데 옆 칸에서 인기척과 함께 다시 넘어와야 할 동전이 소식이 없는 겁니다.'아! 옆 칸에 손님이 없구나!'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제 동작은 빨라졌습니다. 다른 사람이 들어오기 전에 잽싸게 나가서 옆 칸 문을 당겼습니다.그런데 잠겨있었습니다.'아니 이런 치사한 놈이 있나?!'저는 갈등에 빠졌습니다.놈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까 아니면 노크로 용건을 말할까. 동전이 500원짜리였거든요.정면으로 무안도 줄 겸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놈의 볼일은 좀.. 2025. 5. 27.
카네이션을 건네는 손엔 사연이 있다 5월이 오면 사람들 손에 꽃이 들린다.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까지.저마다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건넨다지만, 그 손마다 사연 하나쯤은 꼭 달고 있다.카네이션은 그냥 주는 꽃이 아니다. 어쩌면 ‘은근슬쩍 눈물샘을 건드리는 꽃’이거나, ‘지갑 사정을 고려한 협의의 상징’ 일 수도 있다.나는 올해도 어김없이 아내에게 카네이션 한 송이를 건넸다. 웃으며 받긴 했지만, 눈빛은 복잡했다.“당신, 나한테 꽃 준 게 몇 년 만인지 아세요?”“올해가 몇 년도더라…”아내는 웃었고, 나는 얼른 주방으로 숨었다.꽃은 한 송이였지만, 그 안엔 지난 몇 년간의 무심함과 올해의 사죄가 함께 있었다.그러니까, 이 꽃을 건네는 내 손에는 그야말로 ‘사연’이 가득했던 것이다. 어버이날이 되면 자식들도 어김없이 ‘카네이션 .. 2025.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