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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장수 - 외솔 최현배 - 서울의 명물―아니 진경의 하나는 확실히 행상들의 외치는 소리이다.조석으로, 이 골목 저 골목에는 혹은 곧은 목소리로, 혹은 타목으로,또 남성으로, 혹은 여성으로제가끔 제 가진 물건들을 사 달라고 외친다.이 소리에 귀가 닳은 서울 사람에게는 아무 신기할 것 없겠지만,처음으로 서울로 올라온 시골 사람의 귀에는 이 행상들의 외는 소리처럼이상야릇한 서울의 진풍경은 없을 것이다. 오늘에서 돌이켜 생각하면 꼭 13년 전의 일이다.내가 시골서 백여 리를 걸어 겨우 경부선 물금역에 가서 생전 처음 보는기차를 타고 공부차로 서울에 와 잡은 주인집은관훈방 청석골 정 소사의 집이었다. 같이 온 동무도 있거니와 이 주인집에 묵는 학생들은 고향 친척도 있고,또 영남 학생들이기 때문에 오늘날 당장에는그리 설다는 느낌이 일어나지 .. 2025. 4. 27.
[5] 글쓰기는 나를 다듬는 일이다 -휘준- 1. 정신없는 하루 속에서 길을 잃은 나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숨 가쁜 하루가 시작된다. 알람을 끄고,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머릿속으로 오늘의 일정을 정리하며 세수를 한다.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는 이미 회사 메신저에 알림이 몇 개쯤 와 있고, 그걸 확인하다 보면 하루가 시작되기도 전에 마음이 지쳐버린다. 그렇게 아등바등 버티며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와 침대에 몸을 던지면 어느새 또 하루가 지나간다. 그런 날이 반복되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지?’ 친구와 수다를 떨거나, 드라마를 보다 잠깐 웃기도 했지만, 내가 진짜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지 들여다본 적이 있던가. 어떤 일이 나를 기쁘게 하고, 무엇이 서운했는지도 가물가물하다. 마치 스스로를 가만히 돌볼.. 2025. 4. 26.
[4] 기회는 글을 타고 온다 -휘준- 1. 글 하나가 인생을 바꾸는 순간예전에 친구의 자기소개서를 도와준 적이 있어요.경력도 평범하고, 스펙이라고 해봐야 남들 다 하는 자격증 몇 개.‘이걸로 될까?’ 싶었는데, 글이 참 감동적이더라고요.솔직하고 따뜻한 문장이 있었어요.자기가 왜 이 일을 하고 싶은지, 왜 이 조직이어야만 하는지.형식은 평범했지만 마음이 담겨 있었죠.결과요?단번에 합격했습니다.면접에서도 “자기소개서가 참 인상 깊었습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해요.그 얘기를 듣고 한참 멍해졌습니다.글 하나가 사람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있구나.진심이 담긴 글 한 편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 그게 참 놀라웠어요.2. 글은 ‘보이지 않던 나’를 보이게 한다우리는 대개 말로 승부를 봅니다.면접이든, 소개팅이든, 회의든— 다 말로 설득하.. 2025. 4. 25.
[3] 글은 돈이 된다. 아주 현실적으로 -휘준- 1. 글이 돈을 번다고요? 진짜예요처음엔 그저 블로그에 글 쓰는 게 좋았습니다.별생각 없이 시작했죠.누가 읽든 말든, 그날그날 하고 싶은 말을 쓰는 게 재미있었어요.근데 어느 날, 구글 애드센스에서 ‘입금되었습니다’라는 문자가 딱.천 원, 이천 원도 아니고 만 원 단위로요.‘뭐지? 이거 진짜 돈 되는 거였어?’그 순간부터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글 쓰는 건 여전히 좋지만, 그게 수익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은… 이게 은근 중독됩니다.물론 처음부터 큰돈이 들어오는 건 아니에요.하지만 포인트는 정말 수익이 생긴다는 겁니다.그리고 이건 제 얘기만이 아닙니다. 주변을 보면, 에세이 쓰다 출판 제안을 받는 사람,취미로 쓴 리뷰가 제휴 마케팅으로 이어진 사람,블로그 정리한 걸로 전자책 만들어 판매한 사람…정말 .. 2025. 4. 24.
[2] 글은 곧 나의 '개인 브랜드'다 -휘준- 1. 글 하나에 기회가 달려오는 세상요즘은 참 이상한 세상입니다.글을 몇 개 인터넷에 올렸을 뿐인데 출판 제안을 받고, 강의 요청을 받고, 심지어 방송 출연까지 한다는 사람이 있어요.‘세상이 이렇게 만만했나?’ 싶다가도, ‘아니, 이렇게 열려 있었구나’ 싶기도 합니다. 실제로 어떤 분은 티스토리에 에세이 몇 편 썼더니 출판사에서 “혹시 책 내실 생각 있으세요?”라는 메일을 받았다고 해요. 처음엔 “진짜 그런 일이 있어?” 싶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알게 됩니다. 요즘 세상에 글은 곧 얼굴입니다.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글을 통해 갑자기 친숙해집니다.그 사람의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이 열리고, 어느새 ‘이 사람 좀 믿음직하다’는 감정까지 생겨요.바로 그 순간, 글은 그냥 글이 아니라 ‘개인.. 2025. 4. 23.
[1] 글을 쓰는 사람 = 생각하는 사람 -휘준- 글을 쓸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대하여가끔은 머릿속이 꽉 찬 것 같은데, 막상 누가 “무슨 생각해?”라고 물으면“아무 생각 안 해”라는 말밖에 안 나올 때가 있다.실제로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 그걸 말로 꺼내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뭔가가 엉켜 있는데, 그게 정확히 뭔지 모를 때의 그 답답함.나도 그랬다.머릿속은 바쁘고 마음은 늘 피곤한데, 정작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몰랐다.그러다 우연히, 정말 우연히 글을 쓰기 시작했다.처음엔 그냥 일기였다.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도 아니었고, 잘 쓰려고 애쓴 것도 아니었다.그저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 마음에 걸렸던 말들, 이해 안 가는 감정들을무작정 끄적이기 시작한 거다.그리고 놀랍게도, 그때부터 ‘나’라는 사람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생각이.. 2025.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