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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은 곧 나의 '개인 브랜드'다 -휘준-

by 휘준쭌 2025. 4. 23.

1. 글 하나에 기회가 달려오는 세상

요즘은 참 이상한 세상입니다.
글을 몇 개 인터넷에 올렸을 뿐인데 출판 제안을 받고, 강의 요청을 받고, 심지어 방송 출연까지 한다는 사람이 있어요.
‘세상이 이렇게 만만했나?’ 싶다가도, ‘아니, 이렇게 열려 있었구나’ 싶기도 합니다.

 

실제로 어떤 분은 티스토리에 에세이 몇 편 썼더니 출판사에서 “혹시 책 내실 생각 있으세요?”라는 메일을 받았다고 해요. 처음엔 “진짜 그런 일이 있어?” 싶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알게 됩니다. 요즘 세상에 글은 곧 얼굴입니다.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글을 통해 갑자기 친숙해집니다.
그 사람의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이 열리고, 어느새 ‘이 사람 좀 믿음직하다’는 감정까지 생겨요.
바로 그 순간, 글은 그냥 글이 아니라 ‘개인 브랜드’가 됩니다.

 

그러니 요즘 같은 시대에 가장 인간적이고도 강력한 브랜딩 수단은 바로 글쓰기입니다.
물론 기술적으로는 쉬울 수 있어도, 진짜 어려운 건 꾸준히 쓰는 일이죠.
저도 블로그를 세 번쯤 개설했다가 세 번 다 조용히 접었습니다.


2. 글을 쓴다는 건 내 생각을 마주하는 일

‘나도 써볼까?’ 하는 마음으로 블로그를 만들었던 날이 떠오릅니다.
닉네임 정하고, 스킨 고르고, 프로필 사진까지 괜히 진지한 분위기로 골라서 딱 올리고는 제목을 썼죠.
“첫 글: 글을 써보려 합니다.”
그리고 그게 마지막 글이었습니다.

 

왜 그런 일이 반복될까요?
글을 쓴다는 건 글을 올리는 것 이전에, 내 생각을 정리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생각을 정리한다는 건 나 자신을 마주 보는 일이에요.
이게, 꽤 피곤하거든요.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내기도 벅찹니다.


아침에 눈 뜨면 스마트폰부터 보고, 커피도 마시기 전에 업무와 씨름하죠.
저녁엔 침대에 누워 유튜브 추천 영상에 이끌려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그러다 보면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지조차 흐릿해져요.

 

하지만 글을 쓰기 시작하면 그게 달라집니다.
글은 내 마음속에서 조용히 잠들어 있던 생각을 깨웁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감정들이 글을 쓰는 순간 손을 들고 나섭니다.


“나, 그때 좀 속상했어.”
“그거, 사실 감동이었어.”

그렇게 꺼내놓다 보면 나도 몰랐던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게 바로 글이 주는 선물입니다.


3. 공감이 브랜드가 되는 순간

이렇게 꺼낸 이야기들은 누군가에게 닿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 댓글을 남기고, 메시지를 보내고, 어떤 날은 이메일로 긴 고백을 전하기도 합니다.
“저도 그래요.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요.”

이 한마디에 힘이 생깁니다.


그때 깨닫습니다.
아, 글은 나를 위한 도구이면서 동시에 누군가와 연결되는 다리구나.

이 낯선 연결은 아주 희한한 신뢰를 만들어냅니다.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그 사람의 글을 통해, “이 사람 진짜다”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 느낌이 바로 기회를 만들어내는 거죠.

이게 바로 요즘 시대의 브랜딩 구조입니다.


글이 얼굴이 되고, 얼굴이 신뢰가 되고, 신뢰가 기회가 됩니다.
광고나 포장 대신, 진심이 작동하는 시대.
복잡한 마케팅 전략보다, 솔직한 문장 한 줄이 더 큰 울림을 주는 시대입니다.


4. 결국, 브랜딩은 ‘진심을 꾸준히 보여주는 일’

자기 브랜딩이라고 하면 보통 거창하게 생각합니다.
로고 만들고, 전문 분야 만들고, 인스타 피드 톤 맞추고…
물론 그런 것도 중요하겠지만, 진짜 중요한 건 딱 하나예요.

내 이야기를, 진심을 담아, 꾸준히 보여주는 것.

그게 다입니다.


포장되지 않은 내 목소리, 가공되지 않은 내 문장.
그걸 사람들이 믿습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 글들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나’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져 있어요.

그 이미지는 프로필 사진보다 정확하고, 이력서보다 솔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래갑니다.


왜냐고요? 진짜니까요.

요즘 저는 다시 글을 씁니다.
긴 글도 쓰고, 짧은 글도 씁니다.


누가 읽든 말든, 오늘 하루 가장 많이 했던 생각 하나쯤은 적어봅니다.
그게 저의 작은 기록이고,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조용한 위로일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출판사에서 “혹시 책 내실 생각 있으세요?”라는 메일,
저도 받고 싶습니다.

 

그러니 이제 당신의 차례입니다.
거창한 시작은 필요 없습니다.
오늘 하루, 내 마음속에 가장 오래 머문 생각 하나.
그걸 적어보세요.

 

그 글이, 언젠가 당신의 얼굴이 되어줄 겁니다.
아주 괜찮은 얼굴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