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 태도가 바뀐다 — 글은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든다
- 글을 쓰다 보면, 나를 다시 보게 된다
“사람은 쉽게 안 바뀐다”는 말을 믿었습니다.
나이 일흔이 되도록 꾸준히 바뀐 건 체중뿐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글을 쓰기 시작하니, 이상하게 마음가짐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누가 잔소리를 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예전엔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있으면 속으로 꿍하게 미워했습니다.
“그 사람 참 이상하지 않아?” 혼잣말에 신경을 거칠게 태우곤 했죠.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혹시 내가 저 사람처럼 비쳤던 적은 없었을까?”
글을 쓰면,
타인의 행동을 ‘소재’로 삼기 전에
먼저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객관화라는 어려운 단어 대신,
그저 내 문장을 읽는 나의 눈이 생기거든요.
그리고 그 눈은 아주 솔직합니다.
‘이 말투 좀 싸늘한데?’
‘이 표현, 남이 들으면 상처일 수도 있겠는데?’
이게 바로 글이 만든 변화입니다.
다른 사람을 탓하던 시선이, 나를 돌아보는 시선으로 바뀌는 것.
그건 삶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뜻입니다.
- 글을 쓰면 마음이 둥글어진다
“어휴, 세상 살기 팍팍하다.”
마트에서 100원 더 싸게 팔길래 줄 섰는데
옆에서 새치기한 사람을 보고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습니다.
그날 저녁, 수첩을 펴고 글을 쓰려다 문득 낮 일이 떠올랐죠.
‘오늘 왜 그리 예민했을까?’
그리고 그날, 이렇게 써봤습니다.
“줄은 질서지만, 마음은 양보다.
누군가 급했겠거니, 하고 넘기는 마음.
결국 나를 살리는 건 그 여유다.”
글을 쓰면 이상하게도,
불편한 감정을 내려놓을 계기가 생깁니다.
아무도 나에게 “마음 고쳐먹어!” 하지 않았는데도 말이죠.
왜냐고요?
글이란 건 결국 말인데, 말은 자신에게 먼저 들려지는 법이거든요.
글을 쓰다 보면
화를 내기보다 이해하려 하고,
비난보단 관찰하려 들고,
불만보다는 유머를 찾게 됩니다.
마음이 둥글어지는 데 이유가 필요하던가요?
단지 ‘글을 쓰는 사람’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조금 더 부드러운 사람이 되어갑니다.
- 타인의 삶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글쓰기의 큰 변화 중 하나는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예전엔 뉴스만 봐도
“요즘 세상 왜 이래”
“그냥 우리 때가 좋았지”
하고 혀를 찼지만,
이젠 같은 뉴스를 보면서
“저 사람은 얼마나 마음이 힘들었을까?”
“저 사건 뒤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었을까?”
이렇게 생각이 확장됩니다.
길거리에서 쓰레기를 줍는 어르신을 보면,
그분의 하루를 상상해 보고,
시장 골목의 할머니 손을 보면
그 손에 깃든 세월을 떠올려봅니다.
이건 글을 쓰는 사람에게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글을 쓰다 보면
남의 삶을 들여다보는 눈과 귀가 열립니다.
누구의 마음도 쉽게 판단하지 않고,
누구의 슬픔도 대충 넘기지 않게 됩니다.
결국 글은
내가 내 삶을 잘 들여다보게 하더니,
어느새 남의 삶에도 조용히 발을 들이게 해 줍니다.
그것이 공감이고, 배려고, 인격이라는 단어의 실제입니다.
- 삶을 예쁘게 포장하는 기술이 아니라, 더 깊이 사는 방법
“글 쓰면 뭐 하냐, 현실은 안 바뀌잖아.”
그 말도 맞습니다.
글을 쓴다고 통장이 늘어나진 않고,
허리 통증이 사라지진 않으니까요.
그런데 말이죠.
글을 쓰는 사람은 그 똑같은 현실에서도
다르게 반응합니다.
실수했을 때 “망했다!”가 아니라,
“이것도 글감이네!”라고 말하고,
외로울 때 “나는 혼자야…” 대신,
“혼자인 시간이 나를 정리해 주는구나”라고 씁니다.
그건 삶을 예쁘게 포장하는 게 아니라,
더 깊이 사는 법을 익히는 과정입니다.
글을 쓰다 보면,
하루를 함부로 넘기지 않게 되고,
지나간 대화 하나에도 마음을 담게 되고,
어제의 실수에서조차 의미를 찾게 됩니다.
결국 글쓰기가 바꾸는 건
우리 삶의 ‘모양’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입니다.
그 태도가 사람을 다정하게 만들고,
넉넉하게 만들고,
때로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칭찬을 부르게 합니다.
마무리 — 나는 오늘도, 더 좋은 사람 쪽으로 한 걸음 간다
사람이 바뀐다는 건 큰 사건이 아닙니다.
갑자기 인격이 고귀해진다거나,
천사처럼 다정해지는 건 더더욱 아니죠.
하지만 글을 쓰다 보면
정말 아주 작고 사소한 변화가 일어납니다.
예전엔 그냥 넘기던 말 한마디에,
“이건 내 상처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고,
아내가 해준 반찬이 평범해도,
“이 맛을 기억하자” 하고 적어두게 되고,
친구의 투정도,
“외로워서 그러는 거였구나” 하고 이해하게 됩니다.
그건 어쩌면,
더 좋은 사람으로 가는 작은 한 걸음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걸음을 이어주는 것이 바로
‘글쓰기’라는 습관입니다.
오늘도 나는 한 줄을 씁니다.
그리고 그 한 줄이,
나를 조금 더 좋은 사람 쪽으로 데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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