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예사1 (2) 여고 스타와 나란히 걷던 약수동 -휘준- 정류장에 혼자 남은 우리 9번 선수, 버스에 타기 전에 가방끈이라도 잡았어야 했는데 놓쳤어. 별수 없이 버스까지 따라 탔지, 아무 말도 못 걸고 눈치만 살피는데도 가슴은 콩닥콩닥 얼굴은 울긋불긋, 버스 안에서 몸이 가까워질수록 난 떨고 있었어. 너무 센 상대를 찍은 거야. 코트에서 뛸 땐 작고 예뻤지만, 교복 입은 그녀는 너무 큰 모델이었어. ‘포기하고 돌아갈까?’ 이런 생각을 왜 안 했겠어. 그래도 시도는 해봐야지, 얘깃거리는 만들어야 하잖아. 파이팅! 하며 등 두드려 준 친구들이 밉기까지 했어. 다시 마음을 잡았지만 차 안에선 말을 못 붙였는데 어느새 그녀는 내렸어. 나? 나도 뭐 지남철처럼 따라 내려졌겠지. 내리자마자 비장한 각오로 말을 걸었어. 무슨 말이건 붙이지 않으면 링에 오르지.. 2025. 3.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