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살아보기 계획으로 해외 섬에 왔는데, 한 달하고 일주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백록담 1,2차 등반 소식을 올렸고, 산굼부리, 사려니숲, 거문오름 등을 돌았으며, 협재 금능 함덕 해수욕장 등의 사진을 올렸습니다. 곽지해수욕장, 표선해수욕장 등을 다녀왔더니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이 없어 그저껜 백록담(3차)을 다시 갔습니다. 제주도 초짜 할배들이 길 안 물어보고 환승도 쉽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 한라산 정상입니다. 교통비도 전혀 들지 않습니다.

이 섬의 한가운데 1950m의 높이로 우뚝 솟은 산이 한라산, '능히 은하수를 잡아 당길(雲漢可拏引也) 만큼 높은 산이란 뜻의 한라산은 예부터 남녘의 노인성을 굽어본다 하였습니다.. 제주사람들은 오래전부터 한라산을 신선들이 산다고 해서 영주산(瀛洲山)이라 부르기도 했고, 금강산 지리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삼신산(三神山)의 하나로 여겨왔다고 합니다.

제주는 정류장마다 버스 노선별로 안내판이 서울보다 잘 되어있고, 또 각자 핸드폰으로 실시간 버스도착시간을 자기 집에서 보고 나올 수 있기에, 외국인들도 뚜벅이들이 참 많습니다. 말도 안 통하는데 렌터카 없이 다니는 걸 보면 참 신기합니다. 어찌 보면 외국 젊은이들은 대기 시간 없이 버스환승도 잘하는데, 도민 노인들은 버스정류장에서 세월 네월 기다리는 모습들을 많이 봅니다.

며칠 전 밤 10시쯤엔 편의점 알바생이 병원 응급실에 전화를 거는 모습을 봤습니다. 자기 앞에 중국인 여성이 둘 있는데, 팔뚝에 알레르기 일어난 걸 그 응급실에 가면 치료받을 수 있느냐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편의점 알바는 중국인들과 어찌 소통했는지 모르지만 두 중국인은 흡족히 응급실로 떠났습니다. 당연히 의료보험은 안 되겠지만 외국인들도 심야에 병원 다니기 어렵지 않음을 보았습니다.

저는 제주에서 가 볼만한 곳은 다 가봤고 다음 주엔 서귀포로 숙소를 옮깁니다. 서귀포엔 아내와 가볼 곳이 몇 군데 있어서 불렀습니다. 반찬 맛있는 것 좀 많이 해오라고. 아내와 함께 있을 땐 외식을 할 거지만, 아내 떠나면 다시 자취생이 됩니다 ㅎㅎ
어제 섬 속의 섬 '우도'를 다녀왔고, 서귀포 넘어가면 가파도와 마라도 소식을 올릴까 합니다. 제 편지를 모두 봐주신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냥 패쓰 하심도 미덕이라 감사드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