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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써서 돈 벌기, 정말 될까? - 휘준 -

by 휘준쭌 2025. 3. 10.

― 부업으로 시작한 글쓰기 이야기


1. 글쓰기, 그저 취미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글 써서 돈 번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대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나 가능한 얘기일까. 출판사와 계약해서 인세를 받거나, 신문에 칼럼을 기고하는 그런 전문 작가들이나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평범한 회사원이자, 글은 일기 정도밖에 써보지 않았던 나로서는 먼 나라 이야기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우연히 본 한 블로그 글이 계기가 되었다. “티스토리로 한 달에 20만 원 벌었어요!”라는 문장이 눈에 박혔다. 클릭했다. 글쓴이는 본인도 글을 잘 쓰는 편이 아니라고 했다. 그냥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를 정해서 꾸준히 썼고, 그게 쌓이더니 수익으로 연결됐다는 이야기였다. 심장이 약간 두근거렸다. 그날부터 나는 몰래 블로그를 만들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평소처럼 SNS에 쓰던 글을 약간 다듬고, 소소한 일상과 관심사를 풀어냈다.

처음엔 조회수 5, 방문자 3. 그중 2명은 아마 나 자신이었을 거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시간이 꽤 즐거웠다. 하루 종일 회사 일로 지쳐있다가도, 밤에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는 시간만큼은 내게 보상이자 휴식 같았다.


2. 나만의 ‘수익형 글쓰기’ 찾기

이왕 시작한 김에,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어떤 글이 수익으로 이어지는가’라는 질문을 가지고 다양한 블로그들을 관찰했다. 생활 꿀팁, IT 리뷰, 재테크, 다이어트, 독서 후기… 생각보다 다양한 주제들이 있었다. 중요한 건, "이 글을 읽고 누가 도움이 될까?"였다.

나의 경우, 평범한 직장인으로서의 삶과 부업 도전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잡았다. 글쓰기 초보가 수익을 만드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자는 마음이었다. 경험 없는 사람이 무언가를 시도하는 과정은, 오히려 많은 사람에게 흥미로울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티스토리 개설 방법', '애드센스 승인 후기', '블로그 글감 찾는 법' 등을 차근차근 올리며, 한 주에 2~3편씩 꾸준히 게시했다.

그러던 중, 구글 애드센스 승인을 받았다. 솔직히 말하면, 승인 메일을 받던 날은 새벽에 조용히 환호성을 질렀다. 그 이후부터 글에는 광고가 붙기 시작했고, 드디어 ‘수익’이란 녀석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하루 15원, 38원, 그러다가 어느 날 120원이 찍혔다. 아무것도 팔지 않았는데 생긴 돈. 그것이 주는 짜릿함은, 글쓰기에 대한 동기를 배로 만들어줬다.


3. 글쓰기 습관이 돈보다 더 귀했던 이유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글쓰기였지만, 예상치 못한 선물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생각을 정리하게 된다. 내가 오늘 뭘 느꼈는지, 어떤 게 불편했는지, 무엇을 배웠는지 되짚는 과정은 일종의 내적 성찰이었다.

회사를 다니며 아무 생각 없이 하루하루를 흘려보내던 과거와 달리, 글을 쓰기 시작한 후부터는 사소한 일도 기록하게 됐다. 누군가와의 대화 한 줄, 버스 안에서 본 풍경 하나, 사무실에서의 짧은 해프닝조차도 ‘글감’이 되었다. 그렇게 일상이 조금씩 특별해졌다.

또한, 글을 쓰면서 생긴 자존감도 무시할 수 없었다. 댓글 하나, 공감 하나가 “당신의 글이 좋았다”는 조용한 인사로 느껴졌고, 그건 내가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처럼 다가왔다. 수입은 아직 소박하지만, 그보다 더 큰 변화는 내가 스스로를 대하는 태도였다. 더 이상 나는 무기력한 직장인이 아니었다. 글을 쓰는 사람, 작지만 꾸준히 기록을 남기는 사람으로 스스로를 다시 정의할 수 있게 됐다.


4. 현실적인 수익과 앞으로의 목표

그렇다면, 과연 ‘글 써서 돈 벌기’는 현실일까? 내 대답은 “현실이다. 다만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이다. 블로그를 운영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 월평균 수익은 약 3~5만 원 정도다. 대단하진 않지만, 분명히 꾸준히 쓰면 수익도 자란다는 걸 체감 중이다.

이 수치는 글 한 편이 무언가를 판매하거나 광고를 직접적으로 포함하지 않아도 가능한 수익이다. 만약 더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넣거나, 제휴를 늘린다면 수익은 훨씬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나다운 글쓰기’를 유지하면서 서서히 성장하고 싶다.

앞으로는 전자책 출간, 글쓰기 강의, 뉴스레터 운영 등으로 확장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물론, 그 길이 쉽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글쓰기가 내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걸 몸소 느꼈기에, 이제는 믿고 가보려고 한다.


맺으며

글을 써서 돈을 번다는 건, 단순히 돈이 생긴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자기표현이고, 삶을 기록하는 방식이며,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는 일이다. 아직도 누군가는 말할지 모른다. “그걸로 돈 되겠어?”라고. 그럴 때 나는 조용히 미소 짓는다. 내 첫 수익 120원을 떠올리며. 그리고 그날, 나에게 가장 비싼 커피를 사주던 기분 좋은 손을 다시 한 번 떠올리며.